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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고기이야기 ━

쉬리 Coreoleuciscus splendidus

by 하늘종개 2010.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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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영화 제목으로 인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민물고기는 단연 쉬리라고 볼 수 있다. 쉬리는 지구상에서 한반도의 하천에서만 서식하고 있다. 전문적으로 이처럼 한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서식하는 종은 고유종(endemic species)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만 서식하기 때문에 '한국고유종'이라고 부를 수 있다.

쉬리는 비교적 우리나라 곳곳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섬과 연안의 소규모 하천 그리고 동해안의 대부분의 하천을 제외하면 전국적인 분포를 갖고 있다.

몸의 체색과 무늬가 특이한 이 물고기는 하천에서 주먹만한 자갈이 깔려있고 물살이 매우 빠른 곳에서만 살아간다. 그러기 위해 몸통과 지느러미는 물살에 휩쓸리지 않도록 뻣뻣해졌고, 몸은 매우 기다란 유선형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물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기능적으로 물에 뜨는 능력이 축소되었다.

쉬리를 1급수 어종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쉬리는 '1급수'에서 살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수질판정이 다소 좋지 않더라도 여울이 건강하다면 무리없이 서식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일부 지자체와 환경단체들은 쉬리를 좋은 수질을 나타내는 지표종으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그로 인해 많은 대중들이 쉬리를 1급수지표종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쉬리는 앞서 말했듯이 수질이 1급수가 아니더라도, 여울이 건강하면 개체군이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다시말해, 쉬리의 서식여부는 그 지역의 수질을 대변하지 않는다. 여울이라는 미소서식환경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여울의 지표종'이라고 보는 것이 생태적인 관점에서 더욱 타당하다.

쉬리는 -수심이 얕아서 부착조류가 풍부하고, 호흡을 위한 산소가 다량 녹아드는 환경인- 여울에서 풍부하게 서식하는 수서곤충을 주로 먹고 살아간다. 아마도 쉬리가 굳굳이 여울에서 살아가는 이유는 여울에 먹이감으로 좋은 수서곤충의 밀도가 대단히 높기 떄문에 여울에 진출하여 적응하여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쉬리의 번식기는 봄철이다. 봄철에 물살이 빠른 여울의 자갈틈에 산란을 한다. 부화한 치어들은 물살이 완만한 수변부의 자갈이 깔린 웅덩이에서 치어시기를 보내다가 성장하면서 점차 여울로 진출하는 생활사를 갖고 있다.

많은 이들이 갖고 있는 오해 중 하나는 쉬리가 멸종위기라는 것이다. 이것은 부분적으로 맞는 이야기이다. 쉬리가 고립되어 살고 있는 일부 지역에서 쉬리는 절멸위기에 처했거나 이미 절멸했다. 대표적으로 거제도의 하천에 살던 쉬리는 절멸했고, 남해도에 서식하던 쉬리는 해당 지역 하천정비로 인해 절멸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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