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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런던자연사박물관>을 다시 읽으며

요즘 다시 정주행 중인 리처드 포티(Richard Fortey)의 책 <런던자연사박물관>을 보며 든 몇가지 생각.

1. 이 책은 원제가 재밌습니다. Dry Store Room No.1: The Secret Life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런던자연사박물관이라는 어쩌면 딱딱하고 사무적인 제목보다 더 은밀하고 내밀하며 구체화된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생동감있는 제목입니다. 실제로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책에는 수많은 분야의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렇게까지 이야기해도 되는가?" 싶은 아슬아슬한 내용까지도 나옵니다.

2. 방금 자료를 저자 정보를 찾아보니 저자께서는 올해 3월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고인의 삶과 기억이 책으로 전해주심에 감사드리며 명복을 빕니다.

3. 이 책에는 기관 소속 연구자들이 겪을 수 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미래를 알고 싶다면 과거를 알면 된다곤 하지만, 한국에서는 생물다양성 관련한 기관의 역사가 수십년에 불과합니다. 참고할 사례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사실을 책에는 잘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에 벌어지는 일이 1920년대에 비슷하게 일어났었다는 사실은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4. 많은 일화가 나옵니다. 그중 역사적 흐름에 덤덤히 순응하는 듯한 저자의 논조는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역사의 순리를 거스르려 안간힘을 쓰는 사람들은 아마 이 저자와 책의 일화들을 통해 무언가 얻는 부분이 있길 바랍니다. 결국 거의 모든 연구기관들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5. 죄는 짓고 살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책에서처럼 역사속에 박제되기 때문입니다. 기록의 힘은 무섭습니다. 세간의 당대 평가는 시간이 지나며 불필요한 부분, 왜곡된 부분은 산화되며 뼈대에 해당되는 진실만 남습니다. 그리고 진정 중요했던 일들만 전해집니다. 지금의 온갖 잡무들은 아무것도 역사속에 의미있게 남지 않는 부분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6. 괴짜는 어디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괴짜들의 스펙트럼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분야가 바로 생물 관련 분야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괴짜들은 본인의 직업 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무언가 일을 냅니다. 그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간에 말입니다. 

 

한국에서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은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앞으로의 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실 것 입니다. 무엇을 해야 의미있게 기억될지는 인간이 갖는 당연한 마음입니다. 이 책에는 백여년간의 역사가 담겨있습니다.

 

앞으로 100년뒤 어떻게 기억되고 싶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