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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야기 ━

청설모

by 하늘종개 2012.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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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마 70-300 렌즈 (고구마를 닮아 일명 고구마렌즈)로 담아본 청설모.

겨울철에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힘들다. 바닥에 수북한 열매의 껍데기들은 다 청설모의 흔적. 혹시나 남은 먹을 것이 있는지 주섬주섬 살피는 모습이 부지런하다.

갑작스런 소리에 경계를 하기도 하지만, 어느 정도 조심스럽게 다가가도 경계를 하지 않아서 좋았다. 먹이를 주면 친해질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정말 탈진한 모습을 보기 전까진 그러지 않으련다. 

항간에 이 친구들을 외래종으로 규정짓고 죽이자고 주장하는 이들이 늘어나는데, 그건 오해다. 청설모는 고문헌에도 등장하는 우리네 생물. 그런데 환경부 기관 홈페이지에서도 이들을 외래종으로 소개하고 있어 애석하다.

잣을 재배하는 농가에서 청설모가 잣을 먹어치워 피해를 입는다고 하는데, 먹이가 늘어나니 늘어나는건 자연의 섭리라고 본다 (물론 농가의 피해도 애석한 일이지만...). 한편으론 청설모의 천적또한 늘어나 자연적으로 개체군의 폭주를 제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큰 뱀이랄지. 담비랄지, 삵이랄지, 맹금류랄지, 청설모와 포식-피식의 끈끈한 관계를 맺는 종들은 의외로 많지 않은가 싶다.

물론 우리네 인간들은 그 미묘한 관계를 잘 알고 있지도 않고 잘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 무식한 방법과 무식한 논리를 들이대는 것 아닐까. 그 관계를 북돋거나 보조해주는 것만으로 청설모 때문에 발생하는 농가의 피해는 상당부분 완화되고 이들과 공존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학교에 사는 청설모는 덫을 놓아 죽일 이유가 딱히 없으니 인간에 의해 죽임을 당하진 않을것이다. 그러니 봄. 이들의 새끼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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