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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담 ━61

존중 받아야 할 선대의 지식들 '존중 받아야 할 선대의 지식들'이 세상에는 엄연히 존재합니다. 기준은 쉽습니다. "어떻게 저런걸 하셨지?" 이것하나면 충분합니다. 다윈/월리스의 '자연선택'이 대표적이라 할만 합니다. 우리의 삶과 지식은 이런 선대에 만들어진 지식의 유산입니다. 2024. 3. 28.
더럽고 상처입어도 세상은 아름답다. 2009년 창작했던 시 더럽고 상처입어도 세상은 아름답다. 거대한 더러움 속에 작은 진주가 있다. 그래서 세상은 아름답다. 형용할수 없는 고통 속에 쾌감이 있다. 세상은 그래서 아름답다. 넘쳐나는 거짓 속에 작은 진실됨이 있다. 따라서 세상은 아름답다. 불타오르는 분노 속에 작은 해학이 있다.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다. 모두의 외면 속에 작은 관심이 있다. 세상은 정말 아름답다. 기나긴 겨울밤 뒤에는 봄의 햇살이 있다. 그래서 세상이 기대된다. 하나도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 그래서 세상은 살아볼만 하다. 세상엔 순수함, 즐거움, 진실, 해학, 애정, 따스함이 있어서 그래서 아름다운게 아닐까 2024. 2. 26.
"결국 시간이 해결해준다" - 영화 <오펜하이머> 후기 * 스포일러 주의 얼마전 관람한 영화 는 "스트로스와 오펜하이머 사이의 갈등 구도"로 요약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스트로스의 치졸한 복수극은 원자폭탄이 그러하듯 자기파멸로 귀결된다. 내가 관람하며 영화 줄거리에서 가장 주목했던 지점은 바로 스트로스가 자멸하는 과정이었다. 왜 그랬을까? 영화를 보는 내 심리상태가 투영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간혹 어떤 사람들은 스트로스처럼 한 사람을 파멸시키기 위한 악한 동기를 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치밀한 실행 전략을 수립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실행하는데 단 한치의 주저함을 보여주지 않는다. 스트로스와 같은 사람을 우리가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애석하게도 없다고 보면 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 사람의 존재를 부정하겠다는 자들을 막을 수만 있다면 .. 2023. 12. 7.
오늘의 생각 세상에는 성공한 사람의 무용담보다 실패한 사람의 고군분투기가 더 많아야 한다. 그랬으면 좋겠다. 2023. 11. 8.
단절된 전통과 그 복원 요즘들어 마음 속으로 계속 되뇌이는 문장입니다. 단절된 전통과 그 복원 이를 위해 해야할 일들을 차분히 계획을 세우고 사람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결국 남는 것은 잘 연마된 모두에게 이로운 사상과 철학 그리고 지식입니다. 2023. 9. 19.
기생자에 대한 회피는 생물의 기본전략 기생전략에 대한 대응은 크게 두가지 공존 회피 물리적으로 맞닿지 않는다면 기생당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회피는 기본적이고 효과적인 전략이다. 공존은 다소 어렵고 복잡하지만, 끈질긴 기생전략에 대항 할 수 있는 궁여지책에 해당한다. 기생을 허용하되 나 역시 상대방에게 기생하고 서로 이득을 거두는 전략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도저히 떨쳐 낼 수 없는 착취자에 대해서는 감정을 잠시 거두고 무언가를 상대방으로부터 착취할 수 있을지 역으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애증의 관계라는 것도 어쩌면 상대방에게 착취당하며 동시에 착취하는 관계일지도 모른다. 2023. 3. 16.
형식과 포장을 넘어서 본질에 다가가기 (부제: AI의 긍정적 효과) 해외에 살다 보니 설날을 표현할 일이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Lunar new year라고 표현한다. 중립적인 표현이기 때문이다. 동해를 표기할때도 나는 East sea라고 표현한다.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에 있는 바다라는 중립적인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부 중국인들이 이를 두고 발끈하는 모양이다. Chinese new year라고... 어떤 일본인들 역시 일본해가 맞다고 우기기도 하고, 학술논문에서 조차 그들의 프로파간다를 강요하는 경우를 보기도 했다. 그저 해가 뜨는 한 날, 경계를 분명히 나누기 어려운 어느 바다일 뿐이지만, 다들 그 이름, 다시 말해 형식에 목숨을 건다. 낯선 논쟁이 아니다. 역사를 보면 이런 포장지를 둘러싼 싸움이 일상적으로 벌어졌음을 알게 된다. 타인을 학대하고, 죽.. 2023. 1. 23.
잡종에 대한 오해 생물을 대하는 취미, 직업을 가진 사람들 중에 가장 오해가 큰 개념은 바로 '잡종'이 아닐까? 저마다의 근거없는 뇌피셜이 난무하지만, 생물학자들 사이에는 그 오해는 이미 정리가 되었다고 보아도 틀림은 없다. 가장 흔히 접하는 오해는 "서로 다른 종 사이에는 잡종이 형성될 수 없다. 그러니 잡종을 만드는 두 종은 같은 종이 되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원래는 이 내용에 대해 나중에 차분히 소개해야겠다고 생각했다가. 그 오해를 더욱 부추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에 이 공간을 통해 오해를 바로잡아주고 싶어서 공개적으로 몇 글자 적어보고자 한다. 긴 말은 필요가 없다. 아래 논문에서 발췌한 문장이 모든걸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Biologists now seldom ask whether interspecific .. 2022. 12. 31.
<드롭아웃> 시청기: 사기의 조건 그리고 대처법 테라노스 대표 엘리자베스 홈즈의 사기극을 드라마로 옮긴 드롭아웃을 보게되었다. 어떻게 사기를 치고 사람들을 착취하는지 너무도 현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몰입감 있게 보았다. 그리고 그 현실적인 묘사, 다시말해 현실에서도 볼 수 있는 사기의 징후 그리고 요소들에 대해 글로 정리해두고 싶었다. 1. 사기는 매력적인 장치 혹은 논리를 과장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사기는 있을 법한 이야기와 허무맹랑한 이야기 사이의 그 어느 지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 암을 혈액으로 진단하는 방법은 점점 진보하고 있고 일정 부분 신뢰할만한 결과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시말해, 혈액검사는 질병 진단에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혈액 한방울 혹은 몇방울만으로 만병을 진단하는 기술력은 현재로서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가깝다. 테라.. 2022. 11. 2.
기후재앙과 돈룩업, 예언 그리고 유언 일상화된 산불은 강원동부 경북일대에 역대급의 피해를 남겼다. 이것은 시작일 뿐 이다. 이제 강원서부 경기남부를 비롯한 지역을 포함한 전국 단위의 화재는 매년 찾아올 것이다. 산불이 끝나가기 무섭게 우리는 그것을 잊어가고 있다. 이 사태를 초래한 지구적인 변화는 더더욱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상황이 이미 벌어졌고 앞으로도 찾아올 것이 불을 보듯 뻔하지만 사람들은 아무런 변화가 없다. 나는 영화를 봤던것을 여러번 곱씹어보는 편이지만, 영화 돈룩업 만큼은 도저히 그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영화에서 그려졌던 암을 유발하는 상황들은 이제 일상 속에서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속에서 과장되고 억지스러워 보이는 연출들, 이를테면 주인공이 정책결정권자 앞에서 느꼈던 절망과 언론과 .. 2022. 3. 20.
2022년 대선을 바라보며: 예견되었던 현재와 다시 예견하는 미래 2022년 대선도 마무리 되었다. 한국 사람들 대부분의 선택은 윤석열이었다. 살면서 경험한 몇 안되는 대선이지만, 이번 대선은 참 특이했다. 그리고 재미있었던 점은 내가 2010년대 중반에 20대 세대들을 바라보며 예견했던 몇 가지 일들이 현실이 되었다는 것이다. 1. 젊은 세대들은 갈등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다. 2.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기대와 현실이 괴리된 원인을 스스로가 아닌 외부에서 찾을 것이다. 3. 문제의 본질적 맥락 그리고 그것의 근원적 해결방안은 외면받을 것이다. 세가지 현상은 긴밀히 연결되고 일부 선동적인 정치인들에 의해 증폭되었다. 그것을 증폭한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은 2번 그리고 3번 항목 덕분에 추후 책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들은 문제의 원인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지도.. 2022. 3. 10.
독서의 효과: 왜 독서를 반드시 해야만 하는가? 책을 읽는 것은 모든 감각을 문자에 집중하는 고도의 집중력이 있다는 의미다. 그 말은 다시말해 주어진 문자를 바탕으로 머리속에서 세상을 재구성하는 확장성과 상상력이 있다는 의미다. 또한, 이야기와 상황의 흐름과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닌, 이야기의 흐름이 있는 책을 계속 읽는 것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독서를 한다는 것은 등장하는 소재와 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되뇌이는 기억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기억력이 충분치 않다면 등장인물 사이의 연결고리, 복선 등을 파악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비단 픽션 뿐만 아니라, 과학대중서와 같은 논픽션 장르에서도 등장하는 소재나 주제들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면 온전.. 2021. 12. 28.
타이거 킹 시즌2 후기 (부제: 동물착취자들의 미래) 넷플릭스 타이거킹 시리즈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막장 동물착취자들의 최후의 발악"이다. 시즌1에 대한 자세한 후기는 아래 참고 https://fishes.tistory.com/290 타이거킹과 착취자들 이란 다큐멘터리가 화제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사설 동물원을 운영하고 군림하는 조 이그조틱과 주변 인물 사이에 벌어지는 막장 스토리를 그린 다큐멘터리다. 넷플릭스를 개통 fishes.tistory.com 시즌2는 보다 적나라하게 그 발악의 종말을 보여준다. 시리즈 중에 드러나는 진실들은 동물을 착취했던 사람들의 비참한 말로 그 자체이다. 그들은 동물을 착취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착취하고 법을 어기는데, 한국의 동물착취자들이 벌이는 행동도 실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놀랍게도 이 다큐에 등장하는.. 2021. 11. 28.
대단한 사람의 평가기준 언제부터인가 내가 누군가를 감히 평가할 때는 아래의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배우고 가르치는 직업을 갖고 있다보니 배움의 무서움을 알기 때문이다. 1. 가장 무섭고 대단한 사람은 끊임없이 스펀지처럼 배우는 사람 2. 그 다음으로 대단한 사람은 한때 열심히 배운 사람 3. 그 다음으로 대단한 사람은 그간 배운게 없지만 지금이라도 배우려고 시작하는 사람 4. 가장 안 무섭고 평가의 의미가 없는 대상은 배워야 할 것이 많음에도 배울 마음조차 없는 사람 내 자신을 감히 평가해보자면, 나는 지금 끊임없이 배우려 노력하지만, 그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게 느껴진다. 비록 속도는 느려질 지언정 멈추고 싶지는 않다. 설령 하고자 한들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되었다. 2021. 11. 15.
수소경제는 기후위기의 구원투수인가? 수소경제 비판/회의론/비관론 기후위기는 미증유의 전시상황과 같다. 이 위기 극복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산업과 그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시급하다. 다행히 세계 각 국 정부는 탄소경제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연구 투자에 전념하고 있다. 그런데, 그 와중에 기후위기의 대안으로 최근 자주 들려오는 화두가 있다. 바로 수소경제다. 처음에는 수소경제가 무엇인지 알지못했었다. 하지만, 나름 기후위기 관련된 내용이라 관심이 있어 살펴보니 여기에는 몇 가지 간과할 수 없는 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늘 그렇듯, 이런 문제점과 한계는 깊이있게 검색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었고, 일반적인 한글 키워드로는 장밋빛 미래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에 이 포스트를 통해 회의론과 비관론을 요약해보고자 한다. 선택과 집중의 걸림돌 우선 수소경제 .. 2021. 9. 10.
방구석전문가 벗어나기 얼마전 '방구석 전문가(비슷한 멸칭으론 'X문가'가 있다) 라는 표현을 들었다. 제대로 아는 것 없이 마치 그 분야를 통달한 것인 것처럼 전문가인 척 나서는 사람들을 칭하는 표현인데, 요즘 이런 사람들이 전보다 많이 눈에 띄는 듯 하다. 이런 사람들을 보는 것은 순수한 재미를 안겨 준다. 물론 마냥 재밌지 만은 않다. 마음 한 구석이 찌릿하게 저려오기도 한다. 아마도 그 이유는 그들의 모습이 바로 내 예전의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방구석 전문가의 삶이 길어지면, 찾아오는 것은 두가지가 아닐까? 하나는 지식의 지평을 확장하는 보람을 느낄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는 점에서 찾아오는 절망, 다른 하나는 그들보다 더 치열하게 전문적 영역에서 깊이 파고든 찐 전문가들로 인해 찾아오는 자격지심 그리고 그로 인해 커.. 2021. 8. 26.
몬트리올 화이자 백신 완전접종 후기 일상을 앗아간 팬데믹의 와중에 천만다행으로 백신들이 개발되었다. 그리고 그 백신의 수혜를 감사히 입게되어 그 경험담을 이곳에 공유해본다. 내가 현재 머물고 있는 캐나다에는 모더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가 승인되어 보급되고 있다. 첫단계에는 고령층 위주로 접종이 개시되었고, 이후 관련 업종 종사자, 그리고 하위연령대로 차등 예약과 접종을 시행하고 있다. 접종 예약은 관련 지방정부 홈페이지에서 웹으로 신청가능하다. 내 경우 워크퍼밋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의료보험카드번호만 있으면 간단한 웹폼 입력으로 접종 예약이 가능했다. (참고로 유효한 의료보험카드가 없더라도 접종 신청이 가능하다.) 예약을 한 날짜가 되기 이틀전 예약 확인 메일이 날라오는데, 컨펌을 한 뒤 예약당일 메디컬 카드를 들고 접종장소에 방문하면 .. 2021. 8. 2.
생물종 보전을 위한 세가지 축 1. 중앙정부 차원의 근거 중심의 보전 정책 시행과 2와 3의 작동을 위한 예산 지원 2. 1의 보전정책과 상충되지 않는, 지역사회의 구성원과 그들의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 자치 규범 3. 1과 2의 정책과 규범에 이론적 근거를 더 해주는 학술연구 이 세가지 축은 상호 의존적이면서 동시에 상호견제와 고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된다. 그밖에도 여러 축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세가지를 압도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이 있는 요인은 없다고 생각한다. 2021. 7. 1.
팬데믹 시대, 캐나다에서 경험한 처참한 의료 서비스 캐나다 온지 몇년만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캐나다의 의료 서비스를 경험했다. 정확히는 퀘벡주의 의료서비스라 하겠다. 정말 문자 그대로 눈물 나는 서비스를 경험했기에 그 감동(?)을 잊지 않고자 이렇게 여기에 적어본다. 속도와 질 캐나다의 의료서비스는 심각한 질환이 아닌 경우 속도와 질 면에서 매우 만족도가 낮기로 악평이 자자하다. 정말로 정말로 느리다. 아침 8시에 병원을 가기 위해 외출해서 집에 들어온 시간은 저녁 8시였다. 참고로 병원과 집 사이의 거리는 30분 정도. 팔이 잘리거나 뼈를 붙여야 하는 대수술이었다면 이 정도 시간은 이해라도 하겠지만, 의료행위가 이루어진 시간은 30분도 채 안된다. 한없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소요시간만이 문제라면 악평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문제는 전반적인 서비스.. 2021. 6. 28.
전시기관과 희귀한 생물 아래 기사는 동물원에서 벌어지는 진귀한 생물의 음성적인 뒷거래를 지적한 논문을 소개하고 있다. https://m.hani.co.kr/arti/animalpeople/ecology_evolution/999809.html 이 도마뱀 보신 적 있나요?…나쁜 동물원에선 볼 수 있습니다 [애니멀피플] 귀없는왕도마뱀 150년 만의 재발견 뒤 확보 경쟁반출 불법이지만 일본 등 16개 동물원서 전시 www.hani.co.kr 생물전시기관 (동물원, 수족관, 식물원)은 진귀한 생물들의 교육과 전시 그리고 보전을 위해 생물을 직접 포획하거나 포획된 생물들을 거래하곤 한다. 그리고 그 거래는 위의 도마뱀류의 사례처럼 종종 불법적이고 생명윤리적으로도 흠결을 갖고 있다. 불법적인 문제를 둘째 치더라도 동물원 수족관에 대해 내가.. 2021. 6. 25.
미니멀리스트 되기 Being a minimalist 2004년, 대학교를 타지로 가게 되어 집을 나와 살기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네 번의 큰 이사를 했다. 학부 신입생 때 한국의 서쪽 끝 해안가 동네로 이사해서 4년을 거주했고, 그 이후 연구소 계약직 일을 시작하며 강원도와 맞닿은 경기도 외곽지역으로 이주하여 1년 못되게 거주했다. 그 후 잠시 서울에 머무르다 고향집에 내려가 2년을 보낸 뒤, 대학원 진학을 위해 동남쪽 지역으로 건너가 8년을 보냈다. 졸업후엔 포닥을 시작하며 캐나다 동부의 몬트리올로 건너와 살게 된 것이 어느덧 3년차에 접어들고 있다. 이렇게 크게 네 번의 이주를 하다 보니 내 짐은 점점 줄어들어 갔다. 처음 학부 기숙사에 들어갈땐 어머니 지인의 트럭으로 이사를 했었고 그때 기억으로 이삿짐의 규모가 사과박.. 2021. 4. 26.
진심의 법칙 60:30:5:5 60 : 30 : 5 : 5 내가 하는 발언에 대해 60%의 사람은 듣는 체도 안하고 30%의 사람은 듣는 척이라도 하지만 그저 내 말을 흘려 듣는다. 그리고 핵심이 전달되지 않는다. 나머지 10% 중 절반인 5%는 내가 해준 말을 듣기도 잘 들을 뿐더러 내 말을 진지하게 참고하고 그들의 의사결정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한다. 소화가 된 것이다. 마지막 5%는 내 말을 귀담아 듣는 것 같고 그것을 그대로 그들의 행동에 반영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처럼 내 앞에서 드러낼 뿐 도무지 어떤 속내를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타입이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의뭉스러운 타입이다. 이처럼 어떤 발언을 한 들 그것을 듣고 반영까지 하는 사람은 많아야 100명중 5명 미만이다. 나머지는 듣지도 않고 들어도 반영하지 않고 그마저도.. 2021. 4. 25.
우리를 부당하게 억압하는 것들과 그 극복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외부 환경에 의해 억압되곤 합니다. 억압은 분명 필요한 상황이 있습니다. 예컨대,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에 대한 억압은 권장됩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우리를 부당하게 옥죄는 억압도 존재합니다. 그동안 여러 경험을 통해 부당한 억압을 구분하는 방법과 그 극복 방법을 간략히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억압이 부당한지 정당한지 구분하는 방법은 정말로 쉬운데, 바로 '질문'입니다. 스스로 혹은 상대방에게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세요. “왜 그래야(만) 하지?” “왜 그러면 안되는 거지?” 위 질문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흠 잡을 수 없는 답변을 얻을 수 있다면 그 억압은 정당한 억압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불필요하고 부당한 억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누군가에게서 “.. 2021. 4. 19.
당신이 페이스북을 탈퇴해야 하는 이유와 페이스북을 끊은 1년 후기 들어가며 아무리 훌륭한 도구라도 그 사용자의 성질이 그 도구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사용되긴 어렵다. 누군가는 게임을 일상의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잠시 사용하지만, 누군가는 늪에 빠진 듯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처럼 소셜미디어 역시 누군가는 타인과의 교감을 나누며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할 도구로 활용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사용용도와 다르게 소셜미디어의 늪에서 자신을 잃고 헤매게 된다. 그리고 이는 지극히 자연스럽다. 소셜미디어는 사용자 간의 소통만을 위해 설계된 공익적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일례로 페이스북은 시가총액이 전세계에서도 최상위에 랭크된 거대기업인데, 그들이 자신의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사용자의 이탈과 절제를 바랄까? 사용자의 중독적인 사용을 기대할까? 답은 우리 스스로 .. 2021. 1. 19.
살아있는 물고기의 삶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에 따르면, 독일 속담 중에 "죽은 물고기만이 물의 흐름과 함께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외부의 힘(권력), 대세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것은 곧 죽은 삶이라는 은유가 담겨 있으며, 또한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처럼 살면서 결국 자신을 극복하는 삶(위버멘쉬)에 대한 동경도 담겨있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죽은 물고기는 니체의 낙타의 은유와 동일해 보이고, 초월하기 위한 투쟁의 지난한 과정은 사자의 포효와 동일해 보인다. 치열하게 살고 회의하고 고뇌하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면, 한 없는 긍정과 어린아이와 같은 순진무구함이 가득한 생의 모든 면에서 스스로 완성된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존재는 생의 마지막 우주의 모든 것의 의미가 사라져버리는 그 최고의.. 2020. 12. 6.
taxonomic vandalism www.smithsonianmag.com/science-nature/the-big-ugly-problem-heart-of-taxonomy-180964629/?fbclid=IwAR36v5i432w3N_1EWY3xCZUOvMD_35566FNIRiSFEIMSwhiUmDqg5wSujvQ A Few Bad Scientists Are Threatening to Topple Taxonomy Naming species forms the foundation of biology—but these rogue researchers are exposing the flaws in the system www.smithsonianmag.com 생물 이름을 명명하는 것은 단지 이름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을 위한 기준을 제시한다.. 2020. 11. 22.
소시오패스에 대처하는 방법 살면서 소시오패스를 만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소시오패스의 출현빈도는 통상 4%라고 하니 단순 확률로 계산하면 당신 곁의 25명중 한명이라는 소리다. 소시오패스라는 확신이 어느 정도 드는 대상이 있다면 최선의 대처는 서로 투명인간처럼 지내는 것이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상적인 상황에 불과하다. 소시오패스는 특유의 카리스마를 활용해 타인을 착취하고 이를 통해 무시할 수 없는 지위를 점유하곤 한다. 따라서, 그들을 투명인간처럼 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시오패스에 대한 대처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는 소시오패스가 타인의 자존감을 무력화시키고 착취하기 위해 구사하는 기법이 마치 판화로 찍어내듯 유사하고 지극히 기계적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인터넷이 막 보급되던 시절부터 왕.. 2020. 8. 23.
신뢰의 변수 말은 거짓으로 꾸미기 쉽지만, 행동은 힘들기 때문에 말을 신뢰하기보단 행동을 신뢰해야 한다. 누군가가 "나는 부지런하다"고 말했을 때 그 말은 진실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누군가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할 일을 하는 것"을 본다면, 그것은 진실에 가깝다. 물론 그 행동 역시 고도로 기획되고 연출된 것일 수 있으므로, 그 행동이 누적되어야 만 얻을 수 있는 결실을 함께 보아야 한다. 이처럼 누군가의 신뢰성을 판별하려면, 말보단 행동을 보아야 하며, 이왕이면 그 행동으로 인해 누적된 결실도 함께 보아야 할 것이다. C = B + O 2020. 8. 4.
유사전문가 예전에 읽었던 글 중에 인상깊은 글은 개인적으로 저장해두는 습관이 있었다. 그 글들 중 "머지않은 장래에 인용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글이 하나 있었는데, 생각보다 그 장래가 빨리 다가온 듯 하다. 그 글인 즉 다음과 같다. 전문가를 대하는 태도와 유사 전문가 근래 대중적 호응을 얻는 이들 가운데 전문가/전공자를 의도적으로 배척하고, 그 배척을 통해서 자신의 팬덤을 구축해 나가는 이들이 있다. 나는 이런 부류를 '유사pseudo 전문가'라 부른다. 오늘날과 같은 대중사회에서 전문지식의 대중화는 꼭 필요하다. (나는 이 '대중화'를 '전문지식정보의 사회환원'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와 대중을 연결하는 '지식 커뮤니케이터'나 '지식 큐레이터'의 역할이 이전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2020. 7. 20.
열린마음과 닫힌 마음 한가지 분야에 경험과 지식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욱 확실해지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 누군가는 박사학위를 마치 종착역처럼 여기지만, 실은 출발점이다. 여전히 배울건 많고 내가 아는건 극히 일부분에 국한된다. 한 분야의 전문가라는 것은 심지어 남들은 다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세상살이에 필수적인 어떤 경험이 결여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진부한 표현이지만, 배움의 끝은 없다. 그것은 어느 분야건 마찬가지이다. 내가 그동안 경험한 다양한 분야의 대가들은 배움의 문을 언제나 열어둔 사람들이다. 그들은 배움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어린아이가 그러하듯 스펀지와 같은 흡수력을 갖고 있다. 아무리 고집센 사람이었을지라도 배움의 그 순간만큼은 일말의 고집을 부리지 않았.. 2020.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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