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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육 이야기 ━

나의 수조 레이아웃론

by 하늘종개 2010.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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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항을 꾸며주는 것은 그럴싸하게 '레이아웃'이란 말로 부르기도 합니다. 레이아웃에는 사육가 마다 색깔이 반영이 됩니다. 저는 화려함을 추구하기보다는 미니멀리즘에 기반하여 '실리'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레이아웃을 선호하며 다른 이들에게 추천하곤 합니다. 
 
사육 관리에 손이 많이 가는 수초를 심어주고 비료를 넣고, 이산화탄소를 넣어주며 수초를 주기적으로 손질해주는 것, 돌을 뒤에 쌓아서 물의 흐름을 어렵게 하는 것은 그리 실리적이지 않습니다. 이런 레이아웃은 손이 많이간 만큼 보기에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레이아웃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고 머지않아 '수질'과 '관리'상의 문제점을 야기하기 때문에 레이아웃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레이아웃에 다시 손을 대주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제가 레이아웃하는 것의 모토는 어디까지나 인간과 물고기의 만남입니다. 사람이 피곤해지는 레이아웃은 사람의 손길을 멎게 합니다. 반면 사람이 편하면서 필수적인 모든 것이 갖추어진 레이아웃은 사람의 손길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보다 간소한 관리를 통해 물고기의 스트레스도 적을 뿐더러 관리자 역시 지치지 않기 때문에 더욱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럼 저의 노하우를 몇 가지 풀어보겠습니다.
 
레이아웃의 기본은 바닥재 입니다. 저의 경우 바닥재를 최대한 얕게, 그리고 여러가지 재질을 혼합해 줍니다. 바닥재를 두껍게 하면, 바닥을 뒤집어주는 수고를 해주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것은 너무도 피곤한 일인데요. 사이펀을 이용하여 바닥재를 뒤집는 경험을 해보신 분이라면 이것을 어디까지나 즐겁게만 받아들일 수는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바닥재가 두꺼운데 관리를 안해줄 수는 없냐구요. 물론 그럴순 없습니다. 바닥재가 두껍다면 그 틈에 끼어 있는 사료찌꺼기와 배설물들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이것들은 천천히 부패하게 되는데 어느 정도를 넘어선다면 물고기들을 폐사시킬 정도로 큰 위험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바닥재는 여러가지 재질을 섞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고기의 빛깔을 위해서 입니다. 만약 한두가지 재료로만 어항을 세팅하게 되면 자연스러운 멋이 떨어지게 마련입니다. 만약 모래로만 세팅을 한다면 물고기들의 빛깔은 밝은 계열로 유지되어 관상효과가 떨어질 것 입니다. 또한 어두운 계열의 흑사나 강모래로 세팅을 하게 된다면, 물고기의 빛깔이 흑화되어 역시 자연스럽지 못할 것 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명암을 표현해주기 위해 밝은 모래와 약간 어두운 자갈과 모래를 1:3~4정도의 비율로 혼합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바닥재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모래도 있고, 레이아웃에 사용하는 돌은 가급적이면 모서리가 날카롭지 않은 것들을 선별하여 넣어줍니다. 어항에 넣어주는 바닥재는 3mm 정도 이상이면 육안으로 선별하는 것이 좋습니다. 작은 불순물 몇개로 인해 물고기가 상처를 입을 수 있으니까요. 또한 수질을 급격히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는 재질의 모래와 자갈을 넣어주는 것 역시 주의합니다. 
 
바닥재 다음에 제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모스(이끼류)입니다. 저는 어항에서 살아있는 뿌리를 갖는 수초를 관리하는 것은 지나치게 손이 많이가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상어 사육가들에게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환수 시 바닥을 뒤집어주는데도 뿌리내린 수초는 방해가 됩니다. 그렇지만 수초를 아예 없애자니, 수초가 갖는 장점은 간과할 수 없겠죠. 물고기들의 은신처가 되어주고, 어항의 풍경이 차분해지며, 물고기들의 빛깔을 더욱 자연스럽게 바꾸어 줍니다. 
 
저는 수초의 대체 수단으로 모스류를 유목이나 돌에 활착시켜 주곤 합니다. 이것은 제가 선호하는 레이아웃의 핵심인데요. 물 속에 잔존한 영양염류를 모스가 직접적으로 이용해주기 때문에 물이 한결 안정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반적인 수초와 달리 관리가 거의 필요 없습니다. 어떤 환경요인이 변하여 녹아내려 수질을 악화시킬 일도 없으며, Algae 류가 번성하여 골머리를 앓을 일도 없습니다. 또한 수초에 알을 낳는 대부분의 어종들에게도 안정적인 산란터가 되어줍니다.
 
이상이 제 레이아웃의 알파에서 오메가 입니다. 바닥재 섞어서 깔아주고, 모스류 유목에 감아서 툭 던져놓는 것이죠. 한 줄로도 요약할 수 있을 정도로 참 간단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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