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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3

물고기는 물살이인가?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동물권 운동가들을 중심으로 물고기의 명칭을 물살이로 해야한다는 주장이 있는 모양이다. 내가 이해하기로 "고기라는 표현에 생명을 착취/차별하는 의미가 담겨 있으므로 사용하지 말자"는 것이 그들 주장의 근거로 이해된다. 그리고 지금 이런 급진적인 주장은 그들이 제안한 여러 대체 표현들(예: 꿀팁 -> 귤팁)과 함께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물고기와 관련된 이야기지만, 물고기와 관련된 모든 이슈에 나설 필요는 전혀 없고 게다가 나는 언어학자도 아니기에, 별 의견은 보태지 않을 생각이지만, 물고기를 좋아하고 평생을 연구할 물고기 과학자로서 물고기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잘 납득이 되지 않는게 사실이다. 나는 물고기를 아끼고 존중하지만, '물고기'를 멸칭이라 생각하지 .. 2021. 6. 6.
살아있는 물고기의 삶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에 따르면, 독일 속담 중에 "죽은 물고기만이 물의 흐름과 함께 움직인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외부의 힘(권력), 대세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 것은 곧 죽은 삶이라는 은유가 담겨 있으며, 또한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처럼 살면서 결국 자신을 극복하는 삶(위버멘쉬)에 대한 동경도 담겨있다고 본다. 이런 측면에서 죽은 물고기는 니체의 낙타의 은유와 동일해 보이고, 초월하기 위한 투쟁의 지난한 과정은 사자의 포효와 동일해 보인다. 치열하게 살고 회의하고 고뇌하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면, 한 없는 긍정과 어린아이와 같은 순진무구함이 가득한 생의 모든 면에서 스스로 완성된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존재는 생의 마지막 우주의 모든 것의 의미가 사라져버리는 그 최고의.. 2020. 12. 6.
한국형 보전정책에 대한 풍자 한국의 멸종위기생물 보전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무엇일까? 아마 '서식지외보전'아닐까?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들을 잡아다가 증식해서 복원한다는 이 전략은 일견 타당해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위의 만화의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머지 않아 깨닳게 된다. 우리는 그 교훈을 지난 4대강사업에서 얻은 바 있다. 사대강 댐(보) 공사를 위해 주요 멸종위기종 담수어류의 서식처가 훼손되었다. 국가에서는 그 종들의 보전을 위해 서식지외보전전략을 대안으로 제시했고, 그것을 위해 그 서식처에서 어미물고기들을 쓸어담았다. (혹여 이 "쓸어담는다"는 표현에 불편함을 갖고 있을 사람이 있을까봐 미리 언급해두자면, 어미물고기를 채집하는데 관여된 사람으로부터 들은걸 그대로 인용한 것이다.) 그리고 성숙된 개체들에게 호르몬을 주사.. 2013.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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