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잡담 ━

안전장치의 필요성

by 하늘종개 2018. 3. 25.
반응형

모든 인간의 생산물은 고도의 정신적 활동의 산물이고, 그 산물의 독창성은 여러 형태로 개인의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그 창조물의 생산자를 베제하면서) 자신이 기여한 바 없는 타인의 아이디어를 자신을 위해 이용한다. 나 역시 내가 이야기했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상대방에게 거절되거나 큰 흥미를 끌어내지 못했다가, 나중에 그 상대방이 그 아이디어에 절대적으로 기반된 결과물을 내놓는 것을 보며 실망과 슬픔을 느꼈던 적이 있다. (ㄱㅁㄷㅁㅎㄴㅅ들)


대부분의 젊은 세대는 이런 대응전략을 마련해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가 (혹은 삶의 모든 면을 마냥 순진하고 긍정적으로만 보려고 하다가) 당하기 쉽상이다. 의외로 적지 않은 기성세대들은 젊은 세대의 참신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탈취하는 비양심적인 행동을 하곤 한다. 처음엔 분노하다가 이젠 조금이나마 이해는 한다. 나 역시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부분이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참신, 독창, 창의, 개성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본인이 할 수 없는 영역이니 의존하는 것도 당연하겠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러면 안된다. 젊고 재능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 되지 그들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 다행히 나이가 들수록 모든 능력이 소실되진 않는다. 한 분야에서 오랜 경력과 노력을 기울인 사람은 어떤 방면에서 다른 사람들이 갖지 못한 능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앞서 이야기한 오랜 시간동안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사람들은 애석하게도, 젊고 재능있는 사람들의 단물을 빨고 버리는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물론 요즘엔 이게 비단 나이든 사람들만의 전략이 아니란 점이 나를 슬프게 한다.)


이에 대한 대응전략은 절실히 필요하다.


예컨대, 연구자는 논문을 출판하기 전까지 자신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선점했음을 증명할 연구노트라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나는 연구노트와 더불어 내 연구아이디어 노트를 만들어놓고 있다. 그리고 이게 꽤나 잘 먹힌다. 내가 아무개에게 어떤 아이디어를 이야기했다면, 그 날짜와 아이디어 내용을 낱장을 첨삭할 수 없는 떡제본된(이게 중요!) 수첩(혹은 책)에 메모해두면, 나중에 그 사람이 딴 소리를 한다면, 예컨대 "그거 나 에전부터 그거 알고 있었어!". 라는 ㄱ소리를 하더라도 충분히 반박할 근거자료가 된다. 이건 비단 근거로서 뿐만 아니라 놀라울 정도의 심리적 안정을 주곤 한다. 이를테면, 금고에 돈을 보관하는 느낌이랄까. 비단 학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에 기반하여 삶을 살아가는 모든 분야와 영역에 이런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얼마전 온라인상에서 본 재미난 사례가 소개된 트윗을 공유해본다. 보다시피 저런 일은 어디에나 만연되어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낸 당사자를 배제하고 그 아이디어를 취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다행히도 저런 카피 전략에 대응하는 훌륭한 대응법 역시 캡쳐된 본문 밑에 잘 나온다. 


이 글의 결론이자 당부이기도 하다.


"만약 당신이 누군가에게 개인적인 채널로 자신의 창조물을 보여주었고, 그것이 아직 미발표작일 때는 즉시 온라인에 공개하는 것이 좋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