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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담 ━

독서의 효과: 왜 독서를 반드시 해야만 하는가?

by 하늘종개 2021.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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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것은 모든 감각을 문자에 집중하는 고도의 집중력이 있다는 의미다. 그 말은 다시말해 주어진 문자를 바탕으로 머리속에서 세상을 재구성하는 확장성상상력이 있다는 의미다.

 

또한, 이야기와 상황의 흐름과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닌, 이야기의 흐름이 있는 책을 계속 읽는 것은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독서를 한다는 것은 등장하는 소재와 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되뇌이는 기억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기억력이 충분치 않다면 등장인물 사이의 연결고리, 복선 등을 파악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비단 픽션 뿐만 아니라, 과학대중서와 같은 논픽션 장르에서도 등장하는 소재나 주제들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면 온전한 독서를 이어갈 수 없다.

 

책을 읽는 습관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세상의 많은 일들에 대해 호기심이 충만한 상태라는 의미다. 독서는 곧 작가의 세계관과의 만남이다. 그들이 갖고 있던 생각을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독서는 마인드해킹이라 할 만하다. 독서를 즐기는 습관은 따라서 다른 사람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것, 더 나아가서는 충만한 공감능력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내가 아는 소시오패스들 중 단순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 독서 그 자체에 몰입하는 사람은 보질 못했다. 

 

독서는 마음을 수련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인내심을 길러준다. 책을 읽는다는건 주변의 모든 요소를 차단하고 집중하는 명상활동 수준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주변의 많은 고민과 잡념에서 동떨어진 세상에 잠시 외출을 다녀오는 효과가 있다. 흔히 독서를 여행에 비유하기도 하고, 여행지에서 독서하는 경험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책은 가장 느린 매체이다. 눈이 보고 머리로 되새기는 과정은 영상매체나 소리매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다. 이런 느린 과정을 통해 마음의 여유와 더불어 끈기를 길러주는 효과가 있다.

 

책을 읽는다는건 머리속에 논리의 전개과정을 자연스럽게 이식시켜준다. 따라서, 책을 읽으면, 퍼즐조각같던 논리의 편린들을 머리속에 정리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이 능력은 머리속의 생각을 글이나 말로 표현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주변에 말이나 글로 자신을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십중팔구는 독서와 담을 쌓았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주변에 달변가 혹은 글을 청산유수로 써내려가는 능력을 갖는 대가가 있다면 그가 얼마나 독서해왔는지 살펴보길 바란다. 책을 많이 읽는다고 반드시 달변가 혹은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진 않지만, 책을 많이 읽지 않고도 글을 잘쓰고 말을 잘하는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볼 것이다.

 

요약하자면, 책을 읽는다는 건 공감능력, 인지능력, 기억력, 호기심, 실천력, 근면성 등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그리고 읽는 행위는 개인의 정신적 성숙을 담보하는 숨쉬기와 같은 필수적 활동이다. 고로, 많이 읽는 문화가 보다 확산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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