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는 기본적으로 두가지 관점을 견지한다.
비판적 관점과 회의주의적 관점이 그것이다.
이들 관점이 대부분의 과학자들에게 기본적인 소양으로 자리매김했기에,
다시말해 다른 사람의 연구 성과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갖고 치열하게 검증하고
또 연구자들 스스로 그 치열한 검증을 거친 결과들만 세상에 내놓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밝힌 사실들이 세상을 이롭게 해온 것은 두 말 할것 없을 것이다.
실제로
내가 만난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설사 친분이 있는 관계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의 연구에서 오류가 있다면 송곳처럼 비판하고 생산적 제안을 던짐으로서
상대방의 연구의 완성도를 높여주는데 그 어떤 주저함이 없었다.
그런데
왜인지 모르게 요즘들어 주변에서 점점 보기 드물어지는 있는 모습이 아닌가 한다.
제대로 된 비판이 두렵고 피곤한지, 그 비판을 우회하려 온갖 꼼수를 쓰고,
혹여 비판을 조금이라도 받게 되면, 히스테릭한 대응을 보여주는 모습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한편으론 이해는 가는 반응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과학자라는 직업 과학 그 자체가 갖는 특성을 개인적인 감정 때문에 우회할 필요가 있을까?
과연 비판을 우회할 궁리를 하거나 그 비판에 대해 핏대를 세우며 반발할 필요가 있을까?
(추가)
물론 한편 이해는 가는 부분이 있다. 비판이 아닌 비난과 조롱을 일삼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비난에 시달린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영어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Do not take it personally 줄여서 DTIP라고 한다.
줄여 쓰는 말이 있다는 것은 바꿔말하자면 격의없는 관계에서 종종 쓰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도 이런 말을 가까운 사이에 더 자주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비판을 받는것이 쉽지 않는 분이라면 아래와 같은 생각을 해보면 좋을 것이다.
누군가 나의 연구를 비판 한다는 것은
나와의 관계가 손상될 것이라는 것을
감내하면서까지 나를 도우려는 것이다.
또한, 자신의 귀한 시간과 에너지를 할애해가며
나의 발전을 위한 봉사를 해주는 것이다.
한마디로 비판자는 고마운 은인인 것이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대부분의 과학에 종사하는 분들은 안그러시리라 믿지만,
혹여 비판에 대해 내성이 없는 분이 있다면,
이 글이 조금이라도 마음을 추스르고 앞으로 전진하는데 도움이 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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