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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담 ━

자격지심과 열등감

by 하늘종개 2010.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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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지심은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자기가 한 일에 대하여 스스로 미흡하게 여기는 마음을 뜻합니다. 따라서 자격지심이라는 표현은 자신의 행위를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낄때 자조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겸손의 표현이랄까요.

 

이와 비슷한 표현으론 열등감이 있습니다. 사전적으로는 자기를 남보다 못하거나 가치없는 인간으로 낮추어 평가하는 감정을 뜻한다고 하죠. 자신을 낮춘다는 점에서는 자격지심과 같지만, 그것이 자신에 대한 비하라는 점에서는 자격지심보다 부정적인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스로를 보잘것 없다고 여기는 감정은 좌절이 아닌 열등감...


흔히 사람들은 자격지심과 열등감을 혼동하곤 합니다. 제가 만약 이방인이라면 유교문화권 특히 한국에서 지나칠 정도로 자신을 낮추는 태도가 사회 전반에 깔려있음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 입니다. "겸손이 미덕인가"에 대해 저는 반신반의하는 입장입니다. 겸손만을 내세우다보면 도무지 잘난 사람이 없습니다. 잘나도 못난 척을 하거나 못난 상태에서 가만히 있는게 낫다는 태도를 취하기 쉬워지죠.

자격지심의 태도는 그나마 낫습니다. 더욱 완벽을 추구하려는 마음이 한켠에 있기 때문에 스스로를 연마할 여지가 주어집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못난 사람이라고 비하하는 열등감은 그 당사자로 하여금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열등감은 '패배주의'를 낳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관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지나칠 정도의 체제순응형 타입의 사람들은 이러한 열등감에서 비롯된 패배주의에 물든 경우가 많습니다.

패배주의는 열등감에서 비롯됩니다.


열등감은 비단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에도 피해를 입히게 됩니다. 자신을 비하하다 보면 주변에 2가지 행동을 하기가 쉬워집니다. '잘난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동경과 지지가 그것이요. 잘난 사람(혹은 잘나 보이는 사람)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감과 공격이 바로 다른 하나 입니다. 전자는 아이돌을 쫓아다니는 팬들과 같은 무조건적인 '빠'들의 대부분에서 엿볼 수 있고, 후자는 무조건적인 '까'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조금만 좋아도 좋다고 목메고, 조금만 틀어져도 싫다고 목을 메고 딴지를 걸어댑니다. 이처럼 열등감의 표현은 전혀 다른 성격으로 표출되어 타인을 괴롭히곤 합니다.

문제는 이런 분들이 참 많다는 겁니다. 정말 많아요.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 떄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자신을 낮추다 못해 쓰레기로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자신을 비하하다 보니 다른 이들의 이야기도 자신에 대한 비하로 연결짓기 쉽고요...

이런 분들 곁에 있는 것은 상당한 인내와 고통을 요구합니다. 비열하지만, 저는 이런 분들과는 되도록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래도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제 주변 분들 만큼이라도 자기 비하를 하지 않는 마음을 견고히 가다듬었으면 합니다. 스스로 못나다고 여기는 것 까진 좋지만, 그것이 전적으로 자신의 문제라는 부담은 벗어버리시기 바랍니다. 자기를 비하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를 살해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바꿔말해 '마음의 자살'인 것이죠...

저는 자살을 마음 먹었을 때도 제가 품은 가치관과 제 마음을 비하하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공공의 정의와 진실을 위해 제 가치관을 가다듬어 왔고, 그 가치관에 맞게 살아가려고 노력했습니다. 틀린 것은 틀렸다고 이야기했으며, 저 자신의 영달을 위해 사회에 피해를 입히거나 방관, 방조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저 나름의 확고한 신념과 마음에 대한 나름의 자존감이 있었기 때문에 최후의 고비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편으로 다행스러운 점은 열등감에 사로잡힌 이가 자신을 비하하길 멈추고 스스로 격을 높일 계기가 주어지면, 열등감으로 인해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스스로 극복하게 되더군요. 저는 이런 경우를 몇번 보았습니다. 스스로를 보잘 것 없다고 여기는 이들이 하는 행동들과 그러했던 이들이 스스로에게 보람을 느끼고 자신감을 되찾는 것을요. 단지 그 과정이 참 어렵더군요. 여기서 느꼈던 점은 애초에 자신을 뭉개버릴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자신을 찾는 것'. '자신의 격을 높이는 것'... 평생을 두고 해야할 인생의 최대과업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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